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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운동 유발성 근육통(DOMS)의 발생 기전: 미세손상부터 통증 감작까지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by 알럽 2026. 7. 23.

고강도 운동이나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수행한 뒤 하루 이틀이 지나 근육이 뻐근하고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은 운동 유발성 근육통, 즉 지연성 근육통(DOMS, Delayed Onset Muscle Soreness)으로 불린다. 이 통증은 운동 애호가와 재활 임상 현장에서 매우 흔하게 관찰되지만, 그 발생 기전은 오랫동안 오해와 단편적 설명에 둘러싸여 왔다. 이 글은 DOMS가 어떤 임상적 특성을 지니는지, 왜 특정 형태의 근수축이 이를 유발하는지, 그리고 미세손상에서 통증 감작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연구 문헌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DOMS를 정확히 이해하는 일은 단순한 호기심의 문제가 아니다. 통증의 정체를 오인하면 회복 전략을 잘못 세우거나, 오히려 부상을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생 기전에 대한 이해는 운동 계획의 강도 조절, 회복 시간 배분, 손상과 정상 적응 반응의 구분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DOMS의 정의와 임상적 특징

 

지연성 근육통은 익숙하지 않거나 강도 높은 운동 이후에 나타나는 근육의 통증과 뻣뻣함을 가리킨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통증이 운동 직후가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서서히 시작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운동 후 8시간에서 12시간 무렵부터 불편감이 감지되기 시작하며, 24시간에서 72시간 사이에 증상이 최고조에 이른다. 이후 통증은 점차 완화되어 대체로 일주일 이내에 소실되는 경과를 보인다.

 

임상적으로 DOMS는 단순한 통증에 그치지 않고 여러 동반 증상을 나타낸다. 대표적으로 근육을 눌렀을 때의 압통, 근력의 일시적 저하, 관절 가동 범위의 감소, 근육의 부종과 경직이 함께 관찰된다. 이로 인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거운 물체를 다루는 일상적 동작에서 뚜렷한 불편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의 성질은 대체로 둔하고 쑤시는 형태로 표현되며, 안정 시보다 해당 근육을 수축하거나 신장하거나 촉진할 때 더 강하게 유발되는 이른바 기계적 통각과민(mechanical hyperalgesia)의 양상을 띤다.

 

 

 

▍ 급성 근육통과 지연성 근육통의 구분

 

운동 후 나타나는 근육 통증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 둘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발생 기전 이해의 출발점이다. 급성 근육통(acute muscle soreness)은 운동 도중과 직후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격렬한 수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사 산물의 축적, 조직 내 수소 이온 농도 변화, 일시적 허혈 등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된다. 이 통증은 운동을 멈추고 회복이 진행되면 비교적 빠르게 사라진다.

 

반면 DOMS는 운동이 끝난 뒤 시간이 지연되어 나타나며, 그 기저에는 근섬유와 결합조직의 구조적 손상 및 그에 뒤따르는 반응이 자리한다. 두 통증은 발생 시점, 지속 기간, 기저 기전이 서로 다르므로 동일한 현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또한 운동 중 급격히 발생하는 날카로운 통증은 DOMS가 아니라 염좌, 근육 파열, 힘줄 손상과 같은 급성 부상의 신호일 수 있다. 통증의 시점과 양상을 세심히 관찰해 정상적 적응 반응과 병적 손상을 구별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 편심성 수축이 핵심 유발 요인인 이유

 

DOMS의 발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운동의 강도만이 아니라 근수축의 형태이다. 근수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근육이 짧아지면서 힘을 내는 동심성(구심성) 수축, 길이가 변하지 않는 등척성 수축, 그리고 근육이 외부 부하에 저항하며 늘어나는 편심성 수축이다. 연구에 따르면 편심성 수축은 다른 두 형태에 비해 현저히 강한 지연성 근육통을 유발하며, 등척성 수축은 상대적으로 약한 통증을, 동심성 수축은 사실상 이 통증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는 편심성 수축의 역학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근육이 늘어나면서 힘을 발휘할 때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운동 단위가 동원되며, 이때 생성되는 큰 장력이 활성화된 소수의 근섬유에 집중적으로 분배된다. 즉 더 적은 조직이 더 큰 기계적 부하를 감당하게 되어 국소적 긴장이 극대화되고, 그 결과 근섬유의 구조적 요소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리막 달리기, 무게를 천천히 내리는 저항 운동처럼 편심성 요소가 많은 활동에서 DOMS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이 기전으로 설명된다.

 

 

 

발생 기전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

 

DOMS의 기전은 단일한 원인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오랜 연구를 통해 여러 가설이 제시되어 왔다. 1984년에 정리된 고전적 개관은 크게 여섯 가지 이론을 제안했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이 주제를 이해하는 기본 틀로 자주 인용된다. 각 이론은 서로 배타적이라기보다, 활동 유형과 개인차에 따라 기여도가 달라지는 복합적 요인들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아래 표는 대표적으로 논의되어 온 여섯 가지 가설과 그 요지를 정리한 것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후속 연구에서 설득력을 잃었고, 일부는 현대적 관점과 결합되어 재해석되고 있다.

 

 

 

 

특히 젖산 축적설은 일반에 널리 퍼져 있으나 현대 생리학에서는 지연성 근육통의 원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젖산은 운동 종료 후 비교적 빠르게 대사되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하루 이틀 뒤에 정점에 이르는 통증의 시간적 경과와 맞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는 미세손상과 그에 뒤따르는 염증 반응을 중심으로 한 통합적 설명이 우세하다.

 

 

 

미세손상에서 염증 연쇄 반응으로 이어지는 과정

 

DOMS의 기전을 가장 넓게 지지받는 흐름으로 서술하면 다음과 같은 연쇄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연성 근육통이라는 개념이 학술적으로 처음 기술된 초기 연구에서는 이 통증이 근육 내부의 파열에서 비롯된다고 결론지었으며, 이후 연구들은 그 파열이 근절(sarcomere)의 Z선(Z-disc) 부위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구조적 병변임을 지목했다.

 

편심성 수축으로 인해 근절 수준에서 미세손상이 발생하면, 손상된 부위를 중심으로 세포막의 투과성이 변화하고 세포 내 물질이 세포 외 공간으로 유출된다. 이는 국소적 항상성을 교란하고, 손상 조직을 복구하기 위한 염증 반응을 촉발한다. 염증 과정에서는 다양한 면역세포가 손상 부위로 이동하고, 염증 매개 물질이 분비되며, 조직 내 부종과 압력 상승이 동반된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생성되는 여러 물질이 근육 내에 분포한 통각 수용기(nociceptor)를 자극하고 그 민감도를 높인다.

 

중요한 점은 통증이 손상 그 자체보다는 손상에 뒤따르는 반응 단계에서 뚜렷해진다는 사실이다. 즉 미세손상이 즉각적인 통증으로 나타나지 않고 일정한 지연을 두고 정점에 이르는 것은, 염증 반응과 통각 수용기의 감작이 시간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는 DOMS 특유의 지연된 발현 양상을 설명하는 핵심 논리이다.

 

 

 

 

 

 

신경생물학적 관점과 최신 연구의 시사점

 

전통적인 손상-염증 모델은 DOMS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지만, 모든 관찰을 완전히 포괄하지는 못한다. 근육에 뚜렷한 미세손상이나 명백한 염증의 징후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기계적 통각과민이 나타난 실험 결과가 보고되면서, 통증 발생에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관여한다는 관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 관점에서는 신경영양인자(neurotrophic factors)와 같은 물질이 통각 수용기의 민감도를 조절하여 통증을 유발하거나 증폭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일부 연구는 척수 수준에서의 감작, 즉 중추신경계가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의 변화가 DOMS 경험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기전은 적용한 운동 프로토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아직 단정적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다.

 

결국 현재의 학술적 이해는 DOMS를 하나의 단순한 원인으로 설명하기보다, 기계적 미세손상, 염증 반응, 그리고 말초 및 중추의 통증 감작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 현상으로 파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발생 기전이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 분야가 여전히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임을 보여준다.

 

 

 

반복 부하 효과: 근육이 통증에 적응하는 원리

 

DOMS의 기전을 이해할 때 함께 다루어야 할 중요한 현상이 반복 부하 효과(repeated bout effect)이다. 이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편심성 운동을 반복하면, 첫 번째 운동에서 겪었던 것에 비해 이후의 근육통과 근손상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처음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강도를 급격히 높였을 때 강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근육이 해당 자극에 적응하여 같은 부하에서도 통증을 덜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적응은 근육 구조의 강화, 신경 근육 제어의 변화, 손상에 대한 조직의 저항성 증가 등 여러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설명된다. 실용적 함의는 명확하다. 운동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접근이 급격한 증가보다 근육통을 완화하는 데 유리하며, 초기에 나타나는 강한 DOMS는 반드시 잘못된 훈련의 신호가 아니라 적응 과정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회복과 관리에 대한 근거의 실제

 

DOMS의 관리 방법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방법마다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흔히 권장되는 여러 조치는 통증을 근본적으로 제거한다기보다 일시적으로 완화하거나 회복 환경을 지원하는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아래 표는 널리 활용되는 접근과 그에 대한 일반적 평가를 정리한 것이다. 다만 개인차와 운동 유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는 절대적 처방이 아니라 참고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바람직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다수의 대중적 회복 요법이 근육통 자체를 확실히 줄인다는 강력한 증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가벼운 운동은 수행 직후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으나 그 효과가 지속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매일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강한 DOMS를 유발한 운동 이후 하루 이틀 동안 강도와 지속 시간을 줄이거나, 영향을 덜 받은 부위를 위주로 운동하여 가장 손상된 근육군이 회복될 시간을 확보하는 접근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손상 반응과 병적 부상을 구별하는 판단

 

DOMS는 근육이 자극에 적응하며 강해지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운동 후 통증을 무조건 DOMS로 단정하는 태도는 위험할 수 있다. 지연성 근육통의 전형적 경과, 즉 하루 이틀 뒤에 정점에 이르고 일주일 이내에 완화되는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 예컨대 통증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고, 관절의 불안정이나 심한 부종을 동반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다른 손상을 의심할 근거가 된다.

 

특히 극심한 편심성 운동 이후 소변 색의 변화나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드문 경우에는 근육 손상이 과도하게 진행된 상태일 수 있으므로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처럼 정상적 적응 반응과 병적 손상을 구별하는 판단은, DOMS의 발생 기전에 대한 이해가 실제 건강 관리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 결론

 

운동 유발성 근육통은 익숙하지 않은 강도의 운동, 특히 편심성 수축이 많은 활동 이후 지연되어 나타나는 통증으로, 근절 수준의 미세손상, 이에 뒤따르는 염증 반응, 그리고 통각 수용기의 감작이 시간적으로 전개되며 발생하는 복합적 현상이다. 오랫동안 통설로 여겨진 젖산 축적설은 통증의 시간적 경과와 맞지 않아 현대 생리학에서 인정되지 않으며, 손상-염증 모델을 중심으로 신경생물학적 관점이 더해지며 이해가 확장되고 있다.

 

이 통증은 반복 부하 효과를 통해 점차 완화되는 적응 과정의 일부인 만큼,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이고 충분한 회복 시간을 확보하는 접근이 합리적이다. 동시에 전형적 경과에서 벗어나는 통증은 병적 부상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발생 기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운동 반응을 관찰하고, 통증의 정체를 신중히 판단하는 태도가 건강한 운동 생활을 오래 이어가는 토대가 될 것이다.